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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6-09-08 11:02
무빈소 무빈소, 그 날의 기억
 글쓴이 : 백프로
조회 : 28  
며칠 전, 지인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한참 일이 많아 정신없던 차라 전화를 받기가 애매했는데, 울먹이는 목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죠. 그가 하는 말이, 우리 팀장님이 돌아가셨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그분은 지병도 없이, 그냥 평범한 출근길에 갑자기 쓰러지셨다고 하더라고요. 병원에 실려 갔지만 결국 돌아오지 못했다는 이야기에, 저는 그저 멍하니 있을 수밖에 없었어요. 장례식장은 서울대학교 병원에 마련됐어요. 그런데 가서 보니, 좀 이상한 분위기였죠. 유족들이 눈물도 닦을 겨를 없이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옆에서는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단체로 온 사람들이 서로 눈치를 보며 수군거리고 있었어요. 나중에 지인에게 물어보니, 그분이 얼마 전까지 직장에서 꽤 심한 갑질을 겪었다고 하더군요. 새로 부임한 팀장이 시험 삼아 복장 규정을 들이밀고, 무안주기를 하며 일부러 일을 방해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괴롭힘을 당하다가, 결국 회사에서 쓰러진 거죠. 유족들은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는데, 그 말이 너무나 뼈에 와 닿았어요. 사실 저도 예전에 비슷한 경험이 있어요. 몇 년 전, 종로 르메이에르무빈소 빌딩에서 일할 때후불제상조였는데, 갑자기 건물이 흔들리기 시작한 거예요. 처음에는 어지러운가 보다 했는데, 5분 넘게 계속되니까 다들 공황상태가 됐죠. 안내 방송이 나오고, 사람들이 우르르 계단으로 몰려 내려갔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옥상 냉각팬이 고장 나서 건물 전체가 흔들린 거였어요. 그때 그 불안감이 아직도 생생한데, 그날 장례식장에서 본 유족들의 표정은 그때보다 훨씬 더 어두웠어요. 건물은 고치면 되지만, 사람의 생명은 그렇지 않잖아요. 장례식장에서 나오면서, 저는 참 많은 생각을 했어요.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일터에서 보내는데, 그곳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달았죠. 갑질이라는 게 단순히 기분 나쁜 정도가 아니라, 사람을 병들게 하고 결국 죽음에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는 걸요. 그분의 빈소 앞에 놓인 국화 한 송이가 왜 그렇게 무겁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요. 지금도 그날의 기억이 떠오르면, 일이 힘들 때마다 내가 너무 무리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며칠 지나서 지인에게 다시 연락했더니, 회사에서 그 팀장은 다른 부서로 발령 났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유족들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요. 하지만 그분은 이미 돌아오지 않잖아요. 돈으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고요. 저는 이 글을 쓰면서, 혹시라도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 있다면 꼭 말하고 싶어요. 당신의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마세요. 그리고 주변에서 누군가 힘들어한다면, 그냥 지나치지 말고 작은 관심이라도 건네주세요. 그게 아까운 사람을 지키는 길일 수 있으니까요.